지난 해 노동쟁의 조정성립률 50% 넘어
노동위원회, 노사분쟁 해결사 자리매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신 홍)는 2003년 노동쟁의 조정성립률이 50.4%를 기록하였다고 밝혔다.

‘97년 노동관계법이 전면 개정되기 이전의 조정성립률은 15% 수준에 불과하였으나, ’98년 22.0%, ‘00년 31.3%, ’02년 44.1%로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보인 후 사상 처음으로 50%를 돌파한 것이다.

현행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은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조정전치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노동위원회의 역할이 중요시 되고 있는 현실에서, 노동쟁의 조정성립률 50% 돌파는 산업현장에 있어서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신 홍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이처럼 조정성립률이 대폭 상승한 이유로 먼저 그동안 비판을 받아 온 현행법상의 직권중재제도를 꼭 필요한 최소한의 경우에만 운영하기 위하여 ‘직권중재 회부 세부기준’을 수립·시행하는 등 제도개선에 노력한 점을 들었다.

직권중재제도는 철도, 전기, 병원 등 필수공익사업의 파업으로 공중의 일상생활 및 국민경제가 현저한 수준으로 저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이나, 직권중재가 남용되면 노동기본권이 제한되는 결과를 발생한다는 각계의 문제제기가 있었으며, 사용자가 직권중재제도를 악용하여 단체교섭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사례가 빈발하는 역기능도 있었다.

이에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해 4월 ‘직권중재 회부 세부기준’을 마련하여 필수공익사업의 일률적인 직권중재 회부를 지양하고, 업무의 공공성, 대체가능성, 필수업무유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직권중재 회부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한 결과, 필수공익사업의 직권중재 회부 건수는 ’02년 22건에 비해 ’03년 1건으로 큰 폭으로 줄었으며, 조정성립률은 ’02년 37.7%에 비해 ’03년 82.9%로 큰 폭으로 상승하였고,
※ 필수공익사업 조정신청 건수 : ‘02년 66건, ’03년 42건

특히 필수공익사업 중 병원사업의 경우 매년 파업으로 몸살을 앓아 왔으나, ’03년에는 단 한 건의 직권중재 회부도 없었으며 파업도 1건(‘02년 직권중재 회부 19건, 파업 14건)에 불과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중앙노동위원회는 본조정회의를 개최하기 전에 사전조정회의를 반드시 1~2차례 개최하여 노사간 쟁점을 최소한으로 축소 조정하고, 본조정회의에서는 핵심 쟁점사항을 집중적으로 조정함으로써 합의도출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하였으며,

조정과정에서 조정위원과 심사관이 활용할 수 있는 ‘노동쟁의 조정기법’, 기업의 경영상황을 분석할 수 있는 ‘재무제표 활용 안내서’, 최근 3년간의 노동쟁의 조정사건의 현황과 조정 성공·실패사례를 분석한 ‘노동쟁의 조정사건 분석’ 등 메뉴얼을 발간하였고,

매년 연례적·반복적으로 노사분쟁이 발생하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담당심사관을 지정하여 상시적으로 단체교섭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조정과정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올해의 주된 사업목표를 조정성립률 50%대 유지, 분쟁예상 사업장에 대한 예방적 조정서비스 강화, 사적조정 활성화 지원으로 정하고, 보다 질높은 조정서비스 제공을 위하여 노동교육원과 연계하여 조정위원과 심사관을 대상으로 노사분쟁 조정전문가 연수과정을 정례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