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출연해 정부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국책연구원이 직위해제 처분을 받은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TV 시사프로그램 출연을 금지한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직위해제된 한국조세연구원 노아무개(54) 연구위원이 연구원을 상대로 낸 직위해제 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근무태도가 극히 불성실하다는 이유로 직위해제 처분을 내려졌지만 지시를 어기고 방송에 출연한 것을 근무태도 불성실로 보기는 어렵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노씨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연구원의 선임연구위원으로 근무하던 2005년 8월 원장의 반대에도 정부의 부동산대책을 주제로 한 KBS ‘심야토론’ 프로그램에 토론자로 출연해 노무현 정부의 8·31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노씨는 ‘원장의 승인 없이 대외활동인 방송출연을 한 것은 근무태도 불량으로 직무규정 위반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2006년 1월 직위해제 3개월, 연구활동 1년 금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에 노씨는 "직위해제는 무효"라며 징계기간의 미지급 급여 1천633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노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노씨 행위에 비난받을 점은 있어도 직위해제 사유는 아니다"며 "조세연구원은 미지급 급여 487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