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불법파견 사용을 재확인한 10일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에 따라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투쟁에 힘이 붙을 전망이다.
금속노조 현대차 울산·아산·전주 비정규직지회(지회장 이상수·송성훈·강성희)는 이날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의 불법파견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이 오늘 서울고법에서 재확인됐다”며 “현대차는 즉각적인 정규직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고등법원에서 현대차 불법파견에 대한 파기환송심 승소 판결이 나온 10일, 현대차 직원과 용역경비원들이 기자회견에 참석하려는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의 인도 통행을 가로막고 있다. 현대차는 대법원 상고와 헌법소원 제기 계획을 밝혔다.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이들 지회는 이날 판결을 계기로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를 위한 ‘2차 파업’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장 12일 각 지회 조합원들이 주말 특근을 거부하고 현대차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2차 파업에서 각 지회는 사회여론을 환기하는 차원의 게릴라성 투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수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장이 지난 9일 서울 조계사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고, 아산지회와 전주지회도 별도의 투쟁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5일에 걸쳐 진행된 현대차 울산공장 점거농성 이후 진행돼 온 ‘현대차 불법파견 특별교섭’은 결렬이 예상된다. 박민호 울산비정규직지회 법규부장은 “현대차는 지금까지 진행된 교섭에서 사내협력업체 인원의 정규직화 방안은 내놓지 않고 지회 간부에 대한 대량해고 방안만 내놓았다”며 “우리의 요구사항인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를 위해 흔들림 없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판결에 대해 현대차는 대법원 상고와 헌법소원 제기 계획을 밝혔다. 통상적으로 선고 후 3~4일 내에 판결문이 송달되면 그로부터 2주일 안에 상고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고법이 대법원과 동일한 취지와 내용의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회사측이 상고하더라도 별도의 심리가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법원이 “별도의 판단대상이 아니다”고 판단해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을 내리면 판결이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