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대강 사업의 공사비 산출근거와 기준을 공개해야 한다는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2부(부장판사 김병운)는 신아무개씨(43)가 "한강 3·4공구 공사비 산출내역을 공개하라"며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나 사업추진과 관련한 논란에 비춰 보면 이 사건은 국민의 알권리를 실질적으로 충족시키고 사업 추진의 투명성을 확보해 준다는 점에서 정보공개법의 입법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한강 3·4공구에서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므로 공사비 산출내역 공개가 의사결정 혹은 내부검토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없다"며 "공정한 업무수행을 방해한다는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활동가인 신씨는 지난해 2월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한강 3·4공구 사업 공사비를 각각 3천443억원, 3천156억원으로 책정한 것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공개시 업무수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정보공개법(제9조)에 따라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이에 신씨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은 신씨의 손을 들어줬다.

전주지법 행정1부와 부산지법 행정1부도 4대강 사업 공사비와 관련해 비슷한 취지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으나 정부 기관들이 항소해 재판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