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를 거부한 교사를 해임처분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강원도 동해지역 초등학교 교사였던 남아무개(43)씨 등 4명이 일제고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이들을 해고한 강원도교육감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남 교사 등 4명은 2008년 11월 도교육감 주관으로 시행된 일제고사를 거부하고 정상수업을 진행했다가 이듬해 4월 교육청으로부터 해임처분을 받자 소송을 제기했다. 춘천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 등 1·2심 재판부는 "일제고사를 거부하고 수업을 진행했다고 해임한 것은 지나치게 과분하고 재량권을 남용한 점이 인정된다"며 "평등과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는 만큼 원고에 대한 해임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남씨 등에 대한 해임처분이 다른 사례와 비춰 봤을 때 과한 징계였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검찰이 상고를 하자 '별도의 판단대상이 아니라서 본안심리가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의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내렸고, 1·2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전교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환영하면서 강원교육청의 반성을 촉구했다.

전교조는 "교육당국은 그동안 교육정책에 비판적 의견을 제시했던 교사들을 최소한의 적합성도 따지지 않고 해임과 파면이라는 극단적인 징계로 탄압을 했다"며 "대법원이 무리한 징계에 제동을 건 만큼 스스로 반성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