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학력에 44세 중년 신입직원 공채에 당당히 합격!
근로복지공단 직원공개채용

근로복지공단이 실시한 일반직 6급직원 전형 결과 류종춘(44세) 씨가 최고령 합격자로 확인됐다.

10일 노동부는 이번 6급직원 모집에 총 5290명이 응시해 77.8대1의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최종합격자 68명 중 최고령 합격자는 올해 44세인 류종춘 씨라고 밝혔다.
특히 류 씨는 최종 합격된 고졸학력자 2명 중 1명으로 공단이 지난 6월 인사규정을 개정, 학력과 연령을 철폐함에 따라 채용됐다. 규정 개정 전에는 6급의 경우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과 28세 이하의 연령만 채용시험에 응시가 가능했다.

공단은 최종합격자 68명에 대해 공단업무 수행에 필요한 직무교육을 실시한 후 정식직원으로 임용할 예정이다.

한편 응시자 중에는 석사과정 이상이 436명, 박사과정 이상이 10명, 공인회계사 6명, 토익성적 900점 이상이 266명이 지원해 고학력자의 취업난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니 인터뷰]44세 고졸 류종춘 씨. 78대 1 경쟁률 뚫고 당당히 합격

“집안 형편으로 대학을 나오지 못한 것이 평생 후회가 됐지요. 하지만 이렇게 공기업에 당당히 입사하게 되니 너무 기쁩니다.”
정규대학을 나오지 못한 고졸 학력의 40대 중년이 근로복지공단 공채시험에 합격했다.

주인공은 류종춘(44·경북 경주시) 씨. 6일 오후 합격 소식을 접한 류 씨는 “그동안 집안 사정으로 충분히 공부를 제대로 못했는데 합격했다니 다행”이라며 밝게 웃었다.

류 씨의 직업 경력은 남다른 면이 있다. 강릉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류 씨는 군 제대 후 부친 직업이 있는 포항부근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열심히 공부한 끝에 95년도에 7급공무원 시험에 합격, 통계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지만 개인 사정으로 불과 1달 후 퇴직하게 된다.

이후 집에서 아버지(산재사고-과로로 인한 뇌졸중,3급 장해)를 돌보며 직장을 다니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지만, 7급 공무원 공채가 없어 취업 기회를 번번히 놓치고 말았다.

그러던중 마침 근로복지공단에서 학력과 나이제한없이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시험에 응해 7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하게 된 것.

그동안 주로 공무원 시험을 보게된 이유를 묻자 “학력이 고졸밖에 안되, 실력으로만 겨룰 수 있는 것이 공무원 사회라고 생각했다”는 류 씨는 “기업가들이 노동시장 유연화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채용시장 유연화를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고졸실업자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부탁에 “희망을 잃지 말고 나름대로 노력하면 직장이 열릴 것”이라며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부근 지사에서 어려운 근로자를 위해서 업무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싶다”며 소박한 포부를 밝혔다.

한편 근로복지공단 방용석 이사장은 “지난 6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직원 채용시 학력·나이철폐 제도’는 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변화와 혁신 방안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앞으로는 좀더 과감한 개혁방안을 선보여 공단이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리: 공보관실 김태정(ecoadmi@hanmail.net) 02-503-9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