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술자격 최초 건설기계분야
“그랜드슬램” 달성!

취업이나 창업을 위한 자격증 취득 열기가 가득한 요즘, 하나 따기도 힘들다는 건설기계분야 국가기술자격증 종목을 모두 석권해 이른바 국가기술자격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사람이 있어 화제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지난달 31일 발표한 제72회 건설기계기술사시험에 합격한 정필성 씨가 바로 그 주인공.

정 씨는 이번 기술사시험에 합격함으로써 건설기계분야에서 기능사보-기능사-산업기사-기사-기능장-기술사로 이어지는 국가기술자격증을 모두 취득하게 됐다.

고교시절이던 1983년부터 지금까지 정 씨가 획득한 국가기술자격증은 자동차정비기사, 기중기운전기능사 등을 포함해 무려 26개. 특히 건설기계에 대해서는 그 분야 자격증 보유 최고 기록을 세웠다.

그는 “가만히 놀고 있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건설기계 분야에 뛰어든 이상 전문 자격증을 따야 되겠다고 생각했고 끊임없이 노력했지요.” 라고 자격증 기록 갱신 이유를 설명한다. “물이 고이면 썩듯 사람도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해야 합니다”라는 말까지 덧붙인다.

그의 열정은 학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기계에만 매달리지 않고 좀더 식견을 넓히고자 대학 전공은 “조경”을 택했다. 올해 2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단국대 산업정보대학원의 생산기술학과에 지원해 현재 1학기 재학 중이며, 금년 여름엔 기중기의 복잡한 전자제어장치를 단순화하는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자비로 일본 연수를 계획 중이다.

그는 “가방은 항상 몸에서 1미터 이내에 두고 밤이고 낮이고 책을 끼고 살았습니다”고 말한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현장업무 개선으로도 이어졌다.

이전까지 전량 수입되어 오던 덤프트럭 제동장치의 캠시스템 국산화 및 건설기계 엔진 냉각계통 개선과 주행장치 구조 변경에 핵심 역할을 담당한 것이다.

그의 오랜 시간 다져진 노하우는 지금까지 12년 6개월 동안 다니고 있는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충남건설기계검사소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굴삭기, 덤프트럭 등 대형 중장비를 검사할 때 복잡한 문제에 봉착하면 정씨는 항상 해결사 역할을 도맡아해 직장 내에서 한국형 맥가이버로 통한다.

그의 이력에는 또 하나 특이한 게 있다. 전부 기계 관련 자격증 일색인 가운데 유일하게 서비스직종인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 취득이 바로 그것.

이에 대해 그는 “제 아들이 둘 있는데 제가 요리한 음식을 그렇게 맛있게 먹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좀 더 영양 많고 맛도 좋은 음식을 아들에게 해주고 싶어 3번이나 낙방한 끝에 결국 따냈죠.” 라며 활짝 웃었다.

정씨는 “살아있는 동안”은 계속 자격증에 도전해 앞으로 40개 국가기술자격증에 도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첨단 분야의 기술 개발을 위한 건설안전기술사와, 두 아들의 건강을 위한 제과ㆍ제빵기능사 자격증은 반드시 취득할 것이라고 한다.

취업난이 심각한 요즘, 특히 여기저기 내는 이력서마다 퇴짜 맞아 낙심한 청년들을 향해 정씨는 이렇게 말한다.

“기술은 한번 갖춰놓으면 평생을 보장해주는 열쇠와 같습니다. 모두들 사무실에서 편하게 일하려고만 하는 게 참 안타까워요. 기술이나 기능 분야에서 자신이 잘할 수 있고 관심 있는 분야를 특화시켜 공략하는 것도 취업난 극복의 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