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처분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호증의 1, 2, 갑2호증의 1, 2, 갑3호증의 1, 3, 4, 갑13호증의 1, 갑14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 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 b의 남편인 x(남)은 원고 a 주식회사(이하 ‘원고 a’이라고 한다) 천안사업장의 근로자로서 제조지원 그룹장으로 근무하였고, 원고 c의 남편인 y(남, 1973. 5. 1. 생)은 원고 a 천안사업장의 제조지원그룹의 대리로 근무하였다.
나. x과 y 등 제조지원그룹 근로자들은 2006. 9. 1. 19:00경부터 충남 당진군에 있는 xxx횟집에서 같은 부서원인 d, e의 전출에 따른 송별회를 하게 되었고, x과 y은 같은 날 22:10경 송별회가 끝나갈 무렵 제조지원그룹의 과장인 f과 함께 위 xxx횟집에 인접하여 있는 접안시설(선착장)로 걸어가다가 바닷물에 빠져 사망하게 되었다.
다. 원고 a은 2006. 9. 4. 및 2006. 9. 5. 회사 비용으로 x과 y의 장례를 치른 다음 피고에게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원고 b, c도 유족급여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06. 11. 15. 위 송별회가 사업주가 주관한 행사라고 보기 어렵고 x과 y의 익사사고는 송별회 장소를 이탈하여 발생한 것으로 사업주의 지배관리를 벗어났다는 이유로 원고 a에 대하여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원고 b, c에 대하여 각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이하 이 처분들을 ‘이 사건 각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2. 원고들의 주장 및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위 송별회는 사용자인 원고 a의 비용부담으로 이루어지고 참석이 불가능한 부서원을 제외한 부서원 전부가 참석하는 등 그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관리 하에 있었고, 사고장소가 송별회장소와 인접하여 있었으므로, 이 사건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4호증의 1, 2, 갑5, 6호증, 갑7호증의 1 내지 4, 갑8호증의 1, 2, 3, 갑9호증의 1 내지 4, 갑10호증의 1, 2, 갑12호증의 1, 2, 갑13호증의 1, 2, 갑15, 16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과 증인 f, ooo의 각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1) 송별회의 경위
㈎ 제조지원그룹의 부서원인 d, e가 2006. 9. 1.자로 다른 부서로 전출가게 되자, 제조지원그룹장인 x은 d, e의 전출에 따른 송별회를 ‘2006. 9. 1. 저녁’에 개최하기로 결정하고, 2006. 8. 31. 아침 조회시 부서원 전원에게 송별회 개최사실을 공지하였고, 제조지원그룹 부서원인 g의 e-mail을 통하여 송별회 개최사실을 다시 공지하였으며, 원고 a 천안사업장의 제조본부장인 h에게 송별회 개최사실을 보고하였다.
㈏ 위 송별회에는 제조지원그룹 소속 근로자 중 특별휴가자, 건강검진자 등 4명을 제외한 18명과 엔지니어그룹 간부사원 3명 합계 21명이 참석하게 되었고, 이들은 2006. 9. 1. 17:50경 위xxx횟집에서 제공한 차량으로 회사에서 출발하여 송별회 장소로 이동하였으며, 같은 날 19:00경부터 위 xxx횟집 3층에서 송별회를 시작하였고, 같은 날 21:00경 위xxx횟집의 바닷가 쪽으로 설치되어 있는 야외 테이블로 이동하여 송별회를 계속하였다.
(2) 사망 경위
㈎ 위 xxx횟집 앞쪽으로는 바닷가가 있고 그 오른쪽으로는 접안시설(선착장)이 설치되어 있고, 위 접안시설은 바다쪽으로 길이 160m, 폭 3.5～4m로 된 콘크리트구조물과 위 콘크리트구조물이 끝난 지점부터는 폭 1.2m 정도의 철판으로 된 통로로 구성되어 있으며, 위콘크리트구조물은 바다쪽으로 구조물의 높이가 점점 낮아지는 형태로 되어 있다.
㈏ x은 송별회 도중인 2006. 9. 1. 22:05경 일부 부서원들에게 접안시설 근처로 이동하여 결의를 다지는 의미에서 바닷물에 들어가 파이팅 한번 외치고 나오자고 제안하였고, 이에 x, y, f이 2006. 9. 1. 22:10경 먼저 접안시설에 진입하였고 이어서 부서원인 i, j, k이 접안시설에 진입하였다.
㈐ x, y, f은 어깨동무를 하고 접안시설을 따라 바다쪽으로 걸어갔고, 접안시설 입구로부터 바다쪽으로 약 50m 정도 들어갔을 때 왼쪽에 있던 y이 무언가에 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바닷물 쪽으로 떨어지게 되었고 이어 어깨동무를 하고 있던 x, f이 차례로 바닷물 쪽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 회사 동료들이 물에 빠지자 뒤따라 접안시설에 진입하던 k은 f을 구조하기 위하여 손을 잡아당기다가 바닷물에 빠졌고, j은 이들을 구하려고 바닷물로 뛰어들었으며, i은 구조요청을 하였다.
㈒ x, y은 2006. 9. 2. 00:30경 119 구조대에 의하여 사망한 채로 인양되었다.
㈓ 송별회 당일 xx포구의 만조시간은 2006. 9. 1. 22:30경이고, x, y 등이 접안시설에 진입하였을 당시에는 바닷물이 접안시설 입구로부터 약 43m 정도까지 들어와 있는 상태였다.
(3) 회사규정 등
㈎ 원고 a은 ‘06년도 회의비/교제비 운영’ 규정을 마련하여 업무수행상 관련 담당자 또는 부서간 원활한 업무진행을 위하여 회의비 명목으로 매년 예산을 책정하여 놓고, 부서직원이 전출되는 경우에는 인사노무관리의 필요성에 의하여 부서별 회식을 시행하고 위 회의비를 집행하여 왔으며, 50만원 미만의 회의비는 그룹장의 전결로 집행할 수 있고, 5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도 제조지원그룹장의 협의하에 집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 위 xxx횟집에서의 송별회 비용 817,000원은 법인카드로 결제되었다.
㈐ 원고 a은 유족인 원고 b, c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 이외에 손해배상금 및 위자료를 지급하였다.
다.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4.11. 법률 제83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호가 정하는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당해 사망이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며(대법원 2003.12.26. 선고 2003두8449 판결 등 참조),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하여 통상 종사할 의무가 있는 업무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회사 외의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한 경우, 그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참가인원과 그 강제성 여부, 운영방법, 비용부담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그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어야 하고, 또한 근로자가 그와 같은 행사나 모임의 순리적인 경로를 일탈하지 아니한 상태에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7.8.29. 선고 97누7271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① 위 송별회는 부서원의 전출에 따라 x이 그룹장으로서 천안사업장의 제조본부장에게 사전 보고를 한 후 개최하게 된 점,
② 위 송별회는 2차례에 걸쳐 공지되었고 공지를 받은 부서원은 특별한 사유가 있는 부서원을 제외하고 전원 참석한 점,
③ 원고 a은 회의비 명목으로 매년 예산을 책정하여 놓고 이를 부서원이 전출되는 경우에 부서별 회식비로 집행하여 왔고, 위 송별회의 비용도 사업주인 원고 a이 부담한 점,
④ x, y, f 등이 접안시설로 진입하였을 당시 아직 송별회가 끝나지 않은 상태였고, 위 접안시설은 위 xxx횟집에 인접하여 있는 점,
⑤ 원고 a은 유족인 원고 b, c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 이외에 손해배상금 및 위자료를 별도로 지급한 점 등을 종합하면, x, y이 참석 한 위 송별회는 그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관리 하에 있고, 업무수행에 수반 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고, 비록 x, y이 어두운 야간에 조명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아니한 접안시설을 통하여 바다쪽으로 들어간 잘못으로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로써 위 송별회와 이 사건 사고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으므로, x, y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x, y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고 한 피고의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찬(재판장), 최석규, 송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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