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부산 북구 구포동 857-1에서 상시근로자 230여명을 고용하여 시내버스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6. 10. 13.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2005. 12. 31.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되었다.
나. 참가인은 2006. 2. 3.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06. 4. 5.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참가인이 이에 불복하여 2006. 5. 1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06. 8. 28. “친절인사 미실시 및 운행 중 휴대폰을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교부된 경고장을 찢어 쓰레기통에 버렸고, 2005. 9. 15. 친절인사 미실시 및 1차로에서 정차해 승객을 승.하차 시킨 사실은 인정되나 취업규칙 제72조에서 정한 해고사유로서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동일한 징계사유로 2차례에 걸쳐 경고처분을 한 후 또다시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은 이중징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3호증의 1, 2, 갑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이중징계 여부
이 사건해고사유는 ① 본인 수령용 경고장과 내부결재된 보관용 경고장을 찢어 쓰레기통에 버리고, ② 경고장 훼손에 대한 경위서 제출명령을 2회 거부한 것이고, 경고처분의 사유는 친절인사 미실시 및 운행 중 휴대폰 사용으로 그 사유가 다른데도 이중징계라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잘못되었다.
(2) 해고사유의 정당성 여부
원고의 취업규칙 제72조 제4호, 제19호는 취업규칙을 위반하여 3회 이상 징계처분을 받은 자, 정당한 사유 없이 상사의 명령에 불복한 자 등을 해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 전에 이미 3회의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위에서 본 바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취업규칙 제72조 제4호, 제19호에 따라 정당하게 이루어진 것인데도 이와 달리 해고 사유로서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잘못되었다.
나. 인정사실
(1) 참가인의 징계전력은 다음과 같다.
① 참가인은 1996. 12. 4. 시내버스를 운전하던 중 전방에 정차 중인 시내버스를 추돌하여 승객 3명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히고, 약7,772,000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혀 원고로부터 1996. 12. 9. 견책 처분을 받았다.
② 참가인은 2001. 3. 5.경 동료 기사를 폭행하여 원고로부터 2001. 5.경 승무정지처분(20일)을 받았다.
③ 참가인은 2004. 12. 5.경 동료기사 이판규를 폭행하였고, 원고는 동료 폭행, 회사 지시사항 위반, 위계질서 문란을 사유로 참가인을 징계절차에 회부하였으며, 징계절차 결과 강직 1년(전속기사에서 비전속기사로)으로 의결되었고, 그 당시 동료기사 88명이 참가인과 함께 근무할 수 없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것을 감안하여 전직(구포 본사에서 당감영업소로)하기로 결정하였다. 참가인이 이에 불복하여 제기한 징계재심절차에서 징계재심위원회는 2005. 2. 3. 강직기간을 1년에서 10월로 감면하였고, 전직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의결하였다.
(2) 참가인은 2005. 3. 3. 위 강직 10월의 처분에 불복하여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의 화해권고에 따라 원고와 참가인은 2005. 9. 23. “참가인에 대한 강직 10월의 처분을 8월의 처분으로 감면하고, 2005. 10. 14.자로 비전속에서 전속으로 복귀시키며, 참가인은 2004. 12. 5.에 있었던 동료기사 이판규와의 다툼과 그 이후 조사과정에서 회사의 지시사항을 불이행한 것에 대하여 사과문을 작성하여 발송”하기로 합의하였다.
(3) 원고는 2005. 3월 종사원 간담회에서 승객에게 인사하기 운동을 적극 독려하였고, 2005. 4. 26. ‘2005. 5. 1.부터는 친절인사 운동에 동참하지 않는 종사원에게는 특단의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게시하였다.
(4) 부산시버스사업조합의 암행감찰 결과, 참가인은 ① 2005. 8. 26. 버스를 운행하면서 승객에게 친절인사를 하지 않았고, 같은 날 8:12분경 덕천로타리에서 구포시장까지 버스를 운행하면서 휴대폰을 사용하였으며, ② 2005. 9. 15. 버스를 운행하면서도 승객에게 친절인사를 하지 않았고, 같은 날 9:45분경 1차로에 정차하여 승객을 승?하차시킨 사실이 적발되었다.
(5) 원고회사의 배차주임인 김기태는 2005. 9. 1. 참가인에게 ‘친절인사를 하지 않은 종사원에게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한다고 공고문을 게시하였는데도 불구하고 2005. 8. 26. 적발되어 1회 엄중경고 조치하오니 또다시 적발될 시에는 인사위원회 벌칙규정에 의거 엄중 문책한다.’는 내용의 경고장을 교부하면서 경고장 수령사실 확인서명을 받기 위해 내부결재된 회사 보관용 경고장을 함께 교부하였으나 참가인은 참가인용 경고장과 회사 보관용 경고장을 함께 찢어 쓰레기통에 버렸다.
(6) 원고의 영업소장은 2005. 9. 6. 참가인에게 위와 같이 경고장을 찢어버린 경위에 대하여 경위서를 제출할 것을 구두와 문서로 2차례에 걸쳐 요구하였으나, 참가인은 그 문서수령을 거부하는 등 경위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원고가 2005. 9. 14. ‘경위서 제출 재독촉’ 공문을 발송한 후인 2005. 9. 23.에야 경위서를 제출하였다.
(7) 원고는 2005. 9. 27. 참가인에게 “참가인이 2005. 9. 15. 승객에게 친절인사를 하지 않았고, 같은 날 9:45분경 1차로에 정차하여 승객을 승.하차시킨 것”에 대해 경고장을 교부하였으며, 경고장에는 “2005. 8. 26. 적발되어 엄중 경고 조치(1회)하였으나 경고장을 읽어본 다음 훼손하였기에 1차 경고한 걸로 간주하고, 또다시(2005. 9. 15.) 적발되어 경고조치(2회)하며, 또다시 적발될 시에는 인사위윈회 벌칙규정에 의거 엄중 문책할 것이다.”고 기재되어 있다.
(8) 참가인은 2005. 9. 1. 이전에도 경고장을 받은 적이 있었고, 원고는 그 당시에도 참가인용 경고장과 회사 내부보관용 경고장을 함께 참가인에게 교부한 후 참가인으로부터 내부보관용 경고장에 수령사실 확인서명을 받아 회사에 보관하였다.
(9) 원고는 2005. 10. 20. 참가인에 대하여 “경고장 손괴행위와 직장 상사의 지시사항 불이행 등”을 징계사유로 징계절차에 회부하였고, 원고 인사위원회는 2005. 10. 27. “참가인은 2001. 5. 11. 승무중지 20일 처분, 2005. 2. 3. 강직 10월의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어 자숙하면서 성실히 근무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또다시 근무불성실(친절인사 불참, 흡연과 휴대폰 사용)에 대한 경고장 수령을 거부하고 심지어 경고장과 내부결재가 된 보관용 경고장까지 찢어 버리는 무례한 행위와 경위서 제출 지시사항을 두 차례 거부하는 등 직장질서를 어지럽게 하였으며 개선의 정이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에 대해 권고사직하기로 의결하였다.
(10) 참가인은 2005. 11. 4. 징계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원고 징계재심위원회는 2005. 11. 14. 인사위원회결정과 동일하게 ‘권고사직’으로 의결하였고, 원고는 2005. 11. 15. 참가인에게 징계재심사결과 통보를 하면서 2005. 11. 23.까지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통보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이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자 2005. 11. 23.에 2005. 12. 31.자로 해고된다는 내용의 해고예고통보를 하였다.
(11)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원고의 대표이사를 근로기준법위반으로 고소하였으나, 부산지방검찰청은 2007. 2. 22.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12) 원고의 징계해고 관련규정
【취업규칙】
제72조(해고) 종업원이다음각 호에 해당하는 자는 해고할 수 있다.
4. 본 규칙을 위반하여3회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았거나 계속하여5일 이상 무단결근자 및 월간 누계 7일 이상 무단 결근자
9. 근무성적이 불량하여 개전의 희망이 없는 자.
19. 정당한 사유없이 상사의 명령에 불복하거나 폭언, 폭행 또는 상사를 모독한 자
31. 취업규칙의 규정을 여러번 위반하고 징계처분을 받은 자 제112조(징계)회사는 종업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할 때는 해당 종업원을 징계 처분할 수 있다.
3. 사내에서 풍기와 질서를 문란케 한때
6. 안전관리자와 업무상지시를 위반한 때
10. 기타 중대한 근로자의 귀책사유가 발생하였을 때
11. 본 규칙을 위반하였을 때
【인사위원회 규정】
제14조(징계의종류) 징계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경고: 경고장을 발부하고 개선을 촉구한다.
6. 권고사직: 사직을 권고하되 불응할 경우 해직으로 조치한다.
7. 해직
【인정 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1, 2호증, 갑3호증의 1 내지 3, 갑4내지 9호증, 갑11 내지 13호증, 갑 15호증의 1 내지 10, 갑16호증의 1 내지 5, 갑 19호증의 1, 2, 갑 20호증의 1 내지 3, 갑21호증의 1 내지 16, 갑22호증의 1 내지 18, 갑23호증의 1 내지 13, 갑24, 25호증, 갑26호증의 1, 2, 갑 27 내지 39호증, 갑48호증의 1 내지 5, 갑 49호증의 1 내지 6, 갑50, 51호증, 을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와 영상, 증인 이갑찬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이중징계여부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사건 해고 사유는 ① 본인 수령용 경고장과 내부결재된 보관용 경고장을 함께 찢어 쓰레기통에 버린 행위, ② 경고장 훼손에 대한 경위서 제출명령을 2회 거부한 것이고, 원고의 2005. 9. 1.자 경고처분의 사유는 “참가인이 2005. 8. 26. 친절인사를 하지 않았고, 같은 날 8:12분경 버스를 운행하면서 휴대폰을 사용한 것”이며, 원고의 2005. 9. 27.자 경고처분의 사유는 “참가인이 2005. 9. 15. 친절인사를 하지 않았고, 같은 날 9:45분경 1차로에 정차하여 승객을 승.하차시킨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 사유와 위 각 경고처분의 사유는 동일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이중징계가 아니다.
(2) 해고사유의 정당성 여부에 관한 판단
위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사유로 삼은 ① 본인 수령용 경고장과 내부결재된 보관용 경고장을 함께 찢어 쓰레기통에 버린 행위, ② 경고장 훼손에 대한 경위서 제출명령을 2회 거부한 행위는 모두 인정된다.
나아가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이 적정한 지에 관하여 살펴보면, 위인정사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점, 즉, ① 참가인은 1996. 12. 9. 추돌사고로 인해 견책처분을, 2001. 5월경 동료 기사 폭행으로 승무정지 20일 처분을, 2005. 2. 3. 동료기사 폭행으로 강직 10월의 처분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강직 10월의 처분을 받을 당시 구포 본사에서 함께 근무하던 동료기사들이 함께 근무하기 어렵다는 내용으로 탄원서를 제출하여 당감영업소로 전직된 전력이 있는 점, ② 참가인은 2005. 9. 1. 이전에도 원고로부터 경고장을 받은 적이 있고, 그당시 회사보관용 경고장에 수령사실 확인을 위해 서명을 해 주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2005. 9. 1. 참가인용 경고장을 수령할 당시 그 밑에 회사보관용 경고장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리라 보이는 점, ③ 참가인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한 상태에서 참가인에 대해서만 부당한 대우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에서 경고장을 찢은 것이라고 주장하나 중앙노동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던 사건의 발단은 참가인이 동료기사인 이판규를 폭행하였기 때문으로 이 사건과는 무관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징계기간 중이라 더욱 자숙하면서 성실히 근무해야 하는데도 원고 회사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오던 친절인사를 하지 않는 등 이 사건 해고 사유와 같은 행위를 한 점과 기타 이 사건 변론 과정에 나타난 제반정상을 종합해보면,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이 징계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3. 결 론
그렇다면, 중앙노동위원회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고,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중기(재판장), 원익선, 정욱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