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퇴직금 부분에 대하여
가. 원심의 판단
(1) 원심은 그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회사가 원고를 포함한 소속 근로자들에게 정기상여금 외에, 1989년 이래 1996년까지는 매년 기본급과 직책수당을 합한 금액의 150%를 특별상여금으로 지급하여 오다가 1997년부터는 이를 매년 200%로 상향하여 지급하여온 사실, 한편 피고회사는 1995.7.1자로 기존의 취업규칙을 개정하면서, 개정 전 취업규칙에 부속된 급여규정, 상여규정, 연월차유급휴가수당지급내규(이하 이들을 통틀어 ‘개정전 규정’이라 한다)를 새로운 보수규정으로 통ㆍ폐합하여 시행하였는데, 개정 전 규정에서는 급여의 종류를 기본급과 각종 수당, 기타 상여금으로 구분하고 퇴직금의 지급액은 퇴직할 당시의 평균 월급여에 퇴직금 지급 월수를 곱한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었으나, 개정 후의 새로운 보수규정에서는 직원의 퇴직시에는 ‘평균임금’에 근속연수에 따른 퇴직금 지급 월수를 곱한 금액을 지급하고 ‘평균임금’은 기본급, 정기상여, 제 수당(직책, 직무, 물가, 면허 수당)과 식대 및 교통비를 합한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한 사실, 위 취업규칙 개정 당시 피고 회사에는 근로자 과반수가 조합원으로 가입한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었으므로 피고회사는 1995.2.14 노동조합에 위와 같은 취업규칙 개정안 및 보수규정 제정안을 송부하고 검토를 요청한 사실, 이에 대하여 노동조합은 1995.3.6 취업규칙 개정안과 보수규정 제정안 일부에 노동조합측의 입장 및 노사간에 이미 타결된 단체협약 내용과 상치되는 부분(거기에 퇴직금에 관한 부분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이 있으니 이에 대한 권한있는 실무자간의 논의를 바란다는 취지의 검토결과를 회신한 사실, 피고회사는 1995.6.22 노동조합에 위와 같이 개정된 취업규칙 및 새로운 보수규정을 1995.7.1자로 시행한다고 통지한 사실, 원고는 1980.5.15 피고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98.2.28 명예퇴직하면서 평균임금 3,053,250원을 기초로 위 새로운 보수규정이 정한 방식으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받았는데, 위 평균임금은 특별상여금을 제외하고 월 급여, 정기상여금, 기타 수당만을 더하여 산정한 것인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2) 원심은 나아가, 위 개정 전 규정상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 월급여에 특별상여금이 포함되는지에 관하여는 명확한 규정이 없었으나, 일정한 비율의 특별상여금이 매년 정기적으로 지급되어온 점 등에 비추어 특별상여금도 근로의 대가인 임금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개정 전 규정상의 평균 월급여의 일부로 볼 수 있다고 할 것인데, 개정 후의 새로운 보수규정은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을 기본급, 정기상여금, 제 수당, 식대 및 교통비를 합한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특별상여금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서 제외하고 있으므로 새로운 보수규정은 개정 전 규정에 비하여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위와 같은 보수규정의 개정에 대하여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명시적으로 동의하였거나 적어도 새로운 보수규정의 내용을 통지받고서도 이의하지 아니함으로써 이에 대하여 묵시적으로 동의하였으므로 위 보수규정의 개정이 유효하다는 피고회사의 주장에 대하여는, 그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일부 증거는 믿을 수 없고,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노동조합이 보수규정의 개정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노동조합이 보수규정의 개정에 따른 근로조건의 변경에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회사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위 보수규정의 개정이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본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회사에서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개정하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이 경우 노동조합의 동의는 법령이나 단체협약 또는 노동조합의 규약 등에 의하여 조합장의 대표권이 제한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장이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하면 되는 것이지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0.9.29 선고, 99다45376 판결 참조).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을 제15호증의 1, 을 제16호증(을 제13호증의 3과 같다), 을 제49호증, 을 제50호증, 기록에 편철되어 있는 을 제3호증의 1, 을 제4호증의 1, 을 제55호증, 을 제56호증의 각 기재를 더하여 보면, 피고회사와 노동조합은 1994.11.21 유효기간을 2년간으로 한 단체협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회사는 1995.2.14 노동조합에게, 회사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1994년도 단체협약 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취업규칙 및 보수규정 등을 개정하고자 하는데 이에 대한 검토를 의뢰한다고 하면서 취업규칙 개정안, 보수규정 개정안, 출장여비규정 개정안 등의 신구 조문 대비표를 첨부한 사실, 그런데 그 중 보수규정 개정안에는 휴직기간의 급여, 휴가보상수당, 결근기간 중의 급여기준, 근속기간의 계산, 명예퇴직금 지급기준 등을 정하는 한편, 종전에는 구분이 없었던 상여에 관하여 이를 정기상여와 특별상여로 구분하고, 종전의 급여규정에는 평균 월급여액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임금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었는데 개정 규정에는 평균임금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임금으로 하되, 평균임금은 기본급, 정기상여, 제 수당(직책, 직무, 물가 면허수당)과 식대 및 교통비를 합한 금액으로 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던 사실, 이에 대하여 노동조합은 1995.3.6 피고회사에게, 위 각 개정안에 대한 검토결과 개정내용 중 일부가 “이미 타결된 단협내용 및 노조측 입장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과 이에 대한 권한 있는 실무자간의 논의를 바란다”는 내용의 회신을 하였는데 단협내용 및 노조측 입장과 다른 부분으로는 취업규칙 개정안 중 휴가사용과 명예퇴직에 관한 부분, 보수규정 중 휴직기간의 급여와 휴가보상수당에 관한 부분, 출장여비규정의 개정에 관한 부분만을 적시하였을 뿐 퇴직금에 관한 부분은 적시하지 아니한 사실, 피고회사와 노동조합은 1995.3.27 그 동안 미해결된 현안에 대한 협의를 한 결과, 사규(취업규칙)의 개정과 관련하여서는 “단협 타결에 따른 사규 개정에 있어 출장여비 규정의 비현실적 내용에 노조측이 이의를 제기, 이 부분은 차기 노조집행부에서 실무논의를 통해 타결하기로” 합의한 사실, 그리하여 피고회사는 1995.6.22 노동조합에게 위 개정된 취업규칙 및 보수규정을 1995.7.1자로 시행한다고 통지하여 노동조합이 이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가 없자 위 규칙과 규정을 1995.7.1자로 시행하기에 이른 사실, 그 후 피고회사의 노동조합은 1998.1.14 다시, 식대 및 교통비를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내용의 피고회사의 취업규칙 개정안에 대하여 아무 이의 없이 동의한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회사의 1995.7.1자 취업규칙 개정안 중 퇴직금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는 노동조합이 피고회사에게 위 회신을 보낸 1995.3.6에 노동조합의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회사가 노동조합에게 위 취업규칙 개정안에 대한 검토를 의뢰한 데 대하여 노동조합이 1995.3.6 피고회사에 보낸 회신의 의미와 내용 등을 제대로 심리하여 가려보지도 아니한 채, 위 취업규칙의 개정이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단정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2. 미지급 연월차휴가보상수당 청구 부분에 대하여
직권으로 살피건대, 개정 전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2003.5.10 법률 제68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본문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 부분에 대하여는 2003.4.24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었고, 그 후 개정된 위 법률조항과 그에 따라 개정된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제3조제1항본문의법정이율에관한규정(2003.5.29 대통령령 제17981호로 개정된 것)은 위 개정법률 시행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하여 2003.6.1 이후에 적용할 법정이율을 연 2할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한편,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미지급 연월차수당에 해당하는 금원지급의무는 민사채무이고 그에 대하여 약정이율의 정함이 있었다고 볼 자료는 없으므로 원심이 인용한 미지급 연월차수당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다음 날인 1998.3.1부터 위 개정법률이 시행되기 전인 2003.5.31까지는 민사 법정이율인 연 5푼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2003.6.1부터 완제일까지는 위 개정법률에 따른 연 2할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여야 할 것인데 위 개정 전의 법률 규정을 적용하여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에는 결과적으로 지연손해금의 법정이율을 잘못 적용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퇴직금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 및 미지급 연월차수당에 관한 지연손해금 중 5,170,440원에 대한 1998.3.1부터 2003.5.31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초과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며,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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