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우리 위원회가 인정한 사실
1. 당사자
가. 2001부해576 사건의 재심신청인, 2001부해603 사건의 재심피신청인 진재철(이하 `사용자'라 한다)은 위 소재지에서 상시근로자 400명을 고용하여 의류제조업을 경영하는 (주)부래당의 대표이사이다.
나. 2001부해576 사건의 재심피신청인 김귀숙(이하 `근로자 1'이라 한다)은 2000.7.28, 2001부해603 사건의 재심신청인 장용기(이하 `근로자 2'라 한다)는 2000.5.2 각각 사용자 회사에 입사하여 미싱보조 및 기계실에 근무하여 오던 중 2001.3.29자로 부당하게 해고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자들이다.
2. 관련 사실에 대한 인정
가. 근로자 1, 2는 2001.3.26 사용자측의 신현돈 생산부장과 면담하여 `미싱사 김경순, 박옥희 등이 근로자 2를 성희롱하였고'(이상 근로자 1, 2의 주장) 근로자 1이 근무하고 있던 A라인의 퇴직 간부 최정주와 미싱사 유정애가 잠자리를 함께 하였으며, `최정주와 미싱사 방현순이 여관에 갔다'(이상 근로자 1의 주장)라는 등 미싱사들의 성희롱 및 풍기문란을 주장하면서 관계자들의 처벌을 요구한 사실
나. 사용자측의 신현돈 생산부장은 사실확인을 위해 위 당사자인 미싱사 김경순, 박옥희, 방현순 등을 불러 근로자 1, 2와 대질시켰으나 이들이 근로자 1, 2의 주장을 부인하며 강력히 반발함에 따라 몸싸움이 일어나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소란이 발생하였던 사실
다. 사용자측은 근로자 1, 2에게 위 주장이 사실이라면 2001.3.27까지 당사자들의 확인서를 받아올 것을 요구하였고, 2001.3.28 근로자 1, 2를 성수3가 파출소에 소란행위로 신고한 사실
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근로자 1, 2의 부당해고구제 신청에 대하여 근로자 1은 `인정', 근로자 2는 `기각'한다라는 결정을 하였고 동 명령서를 2001.8.28 및 2001.9.12 수령한 사용자와 근로자 2가 이에 불복하여 우리 위원회에 2001.9.3 및 같은 달 12일에 각각 재심을 신청한 사실 등은 이를 모두 인정한다.
제2. 우리 위원회의 판단 및 법률상의 근거
1. 근로자측 주장
가. 근로자 1은 2001.3.21 18:00경 사용자측 신현돈 생산부장과 애로사항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신현돈 생산부장이 생산라인의 분위기를 물어보아 그 동안 있었던 일들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음.
A라인 전 관리자 최정주는 2000.12.29 회식자리에서 미싱사 배춘희에게 “미싱사 유정애의 일에 책임이 있으니 나오지 말라”는 등의 심한 말을 한 적이 있음. 이 일로 배춘희가 라인을 옮기자 김경순, 방현순이 이상한 소문을 퍼뜨려 김수진을 그만두게 하려고 모함을 한 적이 있음.
김경순은 근로자 1, 2가 사귀고 있다는 소문을 내고 있어 이를 따져 물었더니 박옥희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고 하였음.
박옥희는 관리보조인 문승재를 가지고 놀려고 하다가 문승재가 결혼하자 근로자 2를 가지고 놀려고 하였는데 근로자 2가 근로자 1을 좋아하는 눈치가 보이자 소문을 퍼뜨리는 것이라고 하여 근로자 1, 2가 2000.3.22 박옥희를 만나 확인한 결과 본인도 이를 인정하였음.
나. 사용자측 신현돈 생산부장은 2001.3.22 A라인 직원 23명을 모아 놓고 서로 헐뜯지 말고 일을 잘하라며 작업과 관련된 이야기만 하기에 근로자 1, 2에 대한 소문에 관하여 이야기 해주었으면 하고 면담을 신청하였으나 거절당하였음.
다. 근로자 2는 2000.3.26 오전 근로자 1에게 전화하여 “신부장에게 경고도 받았고 가만 있으면 나만 병신되고 억울하니 A라인에 가서 박옥희, 김경순에게 화풀이 하겠다”고 하여 근로자 1이 기계실로 가니 신현돈 생산부장과 근로자 2가 이야기하고 있었음.
근로자 2는 김경순, 박옥희가 좋지 않은 소문을 퍼뜨린다는 이야기를 하였으나 신현돈 생산부장은 이를 믿어주지는 않고 오히려 비웃었으며, 근로자 1은 박옥희, 김경순이 근로자 2를 뒤에서 껴안았고, 엉덩이를 두드리며 “히프가 통통한 사람이 좋다. 근로자 2는 내꺼야”라는 등의 말을 하였다고 옆에서 거들며 당사자인 김경순, 박옥희를 불러다 물어보라고 하자 신현돈 생산부장은 이재권 생산과장을 불러 당사자들을 데려오라고 하였음.
이에 따라 기계실로 내려온 김경순, 박옥희, 방현순이 대질을 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생겼고, 위기감을 느낀 근로자 1, 2는 비상구로 빠져나왔고 나중에 총무과 최호철 차장과 면담하니 성희롱 문제 및 2001.3.26 사건 당사자들의 자인서를 2001.3.27까지 받아오면 문제삼지 않겠으나 만약 못받을 경우 근로자 1, 2는 회사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말하였으나 근로자 1, 2의 자인서를 받지 못하였음.
위 건과 관련 사용자측이 2001.3.28 성수3가파출소에 신고하여 근로자 1, 2와 신현돈 생산부장이 함께 경찰관에게 연행되었음.
파출소장은 최정주 전 과장이 유정애와 잠자리를 같이 했다는 근로자 1의 말에 대하여 명예훼손으로 신고하겠다고 한다면서 사과하는 자인서와 사직서를 쓰면 이미 회사를 그만둔 사람이니 더이상 문제삼지 말자고 설득하여 고소만을 막아보겠다고 하였음.
근로자 1, 2는 파출소에 다녀온 후 사용자측이 자인서와 사직서를 쓰지 않으면 무고 및 명예훼손으로 집어넣겠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자인서와 사직서를 쓰고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음.
2. 사용자측 주장
가. 근로자 1은 2001.3.21 사용자측 신현돈 생산부장을 면담하면서 미싱사 방현순과 미싱보조공인 근로자 1간에 작업과정상 뜻이 맞지 않다고 하여 방현순에게 협조적인 관계로 일을 하라고 지시하였던 바, 방현순은 오히려 근로자 1에게 문제점이 있다고 하였음.
나. 이에 신현돈 생산부장은 직원들간에 협조와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하고 2001.3.24 근로자 1이 근무하고 있는 A라인 직원 24명을 사무실로 집합시켜 서로 양보하고 협조적인 관계로 일을 하여 줄 것을 요구하는 교육을 실시하였음.
다. 근로자 1, 2는 2001.3.26 사용자측 신현돈 생산부장에게 아래 내용을 주장(근로자 1은 ① 내지 ⑤항을, 근로자 2는 ④, ⑤항을) 하면서 처벌을 요구하였음.
① A라인 전 관리자 최정주와 미싱사 유정애가 잠자리를 함께 하였다.
② 최정주와 방현순이 여관에 갔다.
③ 위 ②항의 건으로 최정주와 방현순의 남편이 싸웠다.
④ 김경순, 박옥희가 문승재를 가지고 놀다가 결혼을 하고 나서 그만 두었다.
⑤ 김경순, 박옥희가 근로자 2를 가지고 놀았다.
라. 사용자측 신현돈 생산부장은 근로자 1, 2에게 근거없는 이야기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강조하였으나 근로자 1, 2는 거짓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관련자 대면을 요구하여 김경순, 방현순, 박옥희, 문승재, 김수진 등을 대면시켰던 바, 위 5명은 근로자 1, 2가 주장하는 내용을 전면 부인하면서 기계실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험악한 분위기가 계속되자 근로자 1은 비상구를 통하여 회사를 떠났음.
마. 사용자측이 신현돈 생산부장은 2001.3.27 근로자 1, 2에게 주장내용이 사실이라면 관련자들의 자인서를 받으라고 요구하였고 근로자 1, 2도 이에 동의하였음.
바. 근로자 1, 2는 2001.3.28 생산부장 사무실을 방문하여 위 약속한 서명을 받지 못하였다고 하면서 책임도 못지고 사무실에서도 나갈 수 없다며 음성을 높여 250명의 많은 근로자가 일하는 현장에서 더이상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하여 경찰에 신고하였음.
사. 사용자측 신현돈 생산부장은 경찰관서에서 근로자 1, 2가 언급한 5개항의 내용을 확인 요청하였고, 근로자 1, 2는 처음에 발언 사실을 부인하다가 나중에는 이를 시인하였음.
아. 근로자 1, 2와 사용자측 신현돈 생산부장은 경찰서에서 일을 마치고 회사에 돌아와 근로자 1, 2의 발언 내용을 자인서 형태로 정리한 후 근로자 1로부터 서명을 받았음.
자. 또한 근로자 1은 2001.3.28 자인서 내용을 유출시키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근로자 2는 조건없이 사직서를 제출하여 2001.3.29 사직수리하였음.
차. 근로자 1, 2는 동료직원들에 대한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하였다가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관련 당사자들의 엄청난 반발과 항의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서 당사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근무할 수 있는 분위기나 여건이 전혀 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로부터 명예훼손 등으로 형사고발을 당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하게 되자 이를 모면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진해서 사직서를 제출하고 회사를 떠난 것으로 근로자 1, 2를 해고시킨 사실이 없음.
카. 근로자 1, 2는 2001.4.12 해고예고수당 지급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서울동부지방노동사무소에 제출하였다가 2001.4.23 진정을 취하한 내용을 보면 자진 사직(`본인에 대한 유언비어가 나돌아 현장분위기가 좋지 않아 사직서를 제출', `개인사정으로 사직을 원하는 내용으로 사직서 제출', `본인의 의사로 사직서 제출')하였기에 해고예고수당 지급대상이 되지 않아 진정을 취하한다라고 진술한 내용만을 보아도 사용자측의 압력이나 강압에 의하지 않고 자의에 의하여 사직을 하였음이 확인된 바, 사용자측이 무고 및 명예훼손으로 집어넣겠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자인서와 사직서를 썼다는 근로자 1, 2의 주장은 맞지 않음.
3. 판 단
본건 재심신청에 있어 양 당사자의 주장과 초심지노위 기록 및 우리 위원회에 제출된 관계증빙자료와 심문사항 등을 토대로 판단한다.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다고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는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하고 정당한 이유없는 해고는 부당해고와 다름없는 것이다.
살피건대, 전시 제1의 2. `가' 내지 `다'항에서 인정하였듯이 근로자 1, 2는 사용자 회사 신현돈 생산부장에게 사내 성희롱 등 풍기문란 관련자들의 처벌을 요구하였고, 이에 대해 사실 여부를 대질하는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이를 부인하며 몸싸움이 일어나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사용자 회사가 동 내용을 경찰에 신고하여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당사자들로부터 명예훼손 및 무고로 고소당할지도 모른다는 신현돈 생산부장 등의 발언에 부담을 느낀 상태에서 경찰서에서 돌아와 신현돈 생산부장이 풍기문란 발언내용이 `증거없는 소문에 의한 것이었다'라는 자인서(자인서 내용은 신현돈 생산부장이 작성하여 준 것임)와 `개인사정으로 사직한다'라는 사직서를 주문하여 그대로 작성 제출하였다는 근로자 1, 2의 주장에 대해 사용자측은 근로자 1, 2가 동료직원들에 대한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하였다가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관련 당사자들의 엄청난 반발과 항의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서 당사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근무할 수 있는 분위기나 여건이 전혀 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로부터 명예훼손 등으로 형사고발을 당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하게 되자 이를 모면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진해서 사직서를 제출하고 회사를 떠난 것으로 근로자 1, 2를 해고시킨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나 우리 위원회 심문회의석상에서 사용자측이 인정하였듯이 근로자 1, 2는 열심히 근로하여온 모범근로자로서 비위행위가 없었던 점, 성희롱 등 풍기문란 관련자들에 대해 처벌을 요구할 정도로 회사 분위기를 위하여 노력한 점, 사용자 회사가 근로자 1에게 해고예고수당 명목으로 750,000원을 지급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근로자 1, 2는 사직할 의사가 전혀 없었던 것임에도 자인서와 사직서를 쓰지 않으면 무고 및 명예훼손으로 고발될 것이라는 신현돈 생산부장 등의 강요와 종용에 못이겨 어쩔 수 없이 신현돈 생산부장이 불러준 대로 `개인사정으로 사직을 한다'라는 내용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임이 인정되므로 본건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되고 정당한 이유가 없는 부당해고로 판단되어 사용자의 정당해고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렇다면, 사용자가 근로자 1, 2를 해고한 것은 부당해고로 판단되므로 초심지노위의 결정 중 우리 위원회의 판단과 취지를 같이한 근로자 1에 대한 초심지노위의 결정은 정당하므로 사용자의 구제신청은 `기각'하고 우리 위원회의 판단과 취지를 달리한 근로자 2의 재심신청은 초심지노위의 결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근로기준법 제33조, 노동위원회법 제26조 및 노동위원회규칙 제38조의 규정에 의거 주문과 같이 판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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