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 일문일답 - 비정규법안, 이것이 궁금하다


q) 비정규직 차별처우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기준이 필요한건 아닌가요?

a)차별의 양태가 워낙 다양하여 세부적인 판단 기준을 법으로 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에도 차별금지원칙만 법으로 규정하고 개별 사건마다 법원을 통해 처리해 나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따라서 향후 노동위원회 사례나 법원 판례 등이 축적되면 어느 정도 판단기준이 형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례로 부당해고의 경우에도 법에는 “정당한 이유없는 해고금지”만 규정되어 있지만 판례 등을 통해 구체적인 기준이 확립되어 왔습니다.

취업규칙 등에 차별적 내용이 규정된 경우 등 차별이 명백할 경우 판단이 용이하여 법시행 후 조기에 시정이 가능합니다.

▶ 임금차별 : 취업규칙 등에 의해 동일 자격·학력을 가지고 동일직무를 수행토록 되어 있음에도 비정규직에 대해 낮은 임금을 지급하는 경우
▶ 근로시간 등 차별 : 비정규직에 대해서만 연장, 휴일근로를 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경우, 유급휴일을 비정규직에 대해서만 무급휴일로 적용하는 경우
▶ 복지차별 : 연말성과급, 근속포상금 기타 복리후생비를 지급하면서 비정규직임을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경우, 구내식당·통근버스 이용을 특별한 이유없이 제한하는 경우

최근 금융기관에서 성과급을 정규직은 급여의 일정률로, 비정규직은 소액고정급으로 지급한 사례는 차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다만, 근로자 개인별 경력, 생산성 등에 따른 차별여부는 판단이 어려우나 유사 업무를 하면서도 과다한(예 : 40～50%) 임금격차가 있는 경우 차별로 판정될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또한 차별여부 입증책임을 사용자가 부담함에 따라(법 제9조제4항) 임금격차가 있을 경우에는 기업에서 그 격차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음을 입증해야 할 것입니다.


q) 비정규직 법안은 차별시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고 할 수 있나요?

a) 현재는 사실상 비정규직 차별에 대한 법적 시정수단이 없습니다. 즉 동일 자격·학력을 갖고 동일·유사업무를 수행하지만 정규직의 절반 수준의 급여를 받거나, 비정규직임을 이유로 연말성과급, 복리후생비 지급에서 차별받더라도 법적 시정이 어렵다는 것 입니다.

이번에 통과된 법률은 차별금지를 명문화하고 차별시정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차별여부의 입증책임을 사용자가 부담하도록 했으며, 확정된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최고 1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아울러 조정·중재를 통한 자율해결에 대해 재판상화해의 법적 효력이 부여됩니다.

시정방식도 다양화하여 취업규칙 등 규정에 의한 차별에 대해서는 차별적 행위의 중지명령을, 규정에 의하지 않은 차별은 근로조건 개선명령을, 근로자 퇴직 등의 경우엔 적절한 금전보상을 하도록 각각 규정하였습니다.

시정명령은 부당해고와 달리 당해 사업장의 전체 근로조건에 대해 판단하므로 사실상 해당 사업장의 근로조건화되어 다른 동종 비정규직에 대해서도 적용될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차별시정절차가 사실상 5심제이므로 적기 시정이 어렵다는 주장이 있지만 사실상 노동위원회에 제기된 사건(부당해고 등)중 법원 제소 비율은 4.9%이며 95.1%가 노동위에서 해결되고 있습니다. 처리기간 단축을 위해 공익위원·심사인력을 확충할 계획(현행 2～6개월)이며, 노동위원회를 통하지 않고 바로 법원에 제소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또한 확정된 시정명령 불이행에 대해서만 과태료를 부과하므로 사용자가 차별을 시정하지 않고 대법원까지 갈 것이기 때문에 처벌규정을 통한 사전예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도 대부분의 사건이 노동위원회에서 확정되고 있으므로 이와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확정된 시정명령에 대해서만 제재한다 하더라도 명백한 차별행위의 경우 기업이미지 훼손, 소송비용 등을 감안할 때 무작정 대법원까지 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차별여부가 애매하여 노사간에 이견이 있는 경우는 대법원까지 가더라도 법적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고 법적판단이 내려진 경우에 이를 이행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에 불필요한 분쟁을 줄이기 위해 노동위원회의 조정·중재를 적극 활용토록 할 계획입니다.

또한 근로자가 개별적으로 차별시정을 신청하도록 할 경우 불이익 위험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 있지만 근로자의 권리의식이 신장되고 있어 재직 근로자의 신고사건 제기사례가 증가하고 있고, 차별시정 신청 등을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하였으며(위반시 2년이하 징역, 1천만원이하 벌금), 퇴직후 시정신청시에도 보호받을 수 있도록 시정명령에 적절한 금전보상방식도 규정하는 등 보완장치를 마련했습니다.

한편, 법 시행후 근로감독·파견사업 점검 과정에서 근로감독관의 적극적인 행정지도를 병행하여 명백한 차별행위는 시정권고하고, 차별여부가 애매할 경우는 노동위원회 활용 을 권고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q) 비정규 법안이 기간제 근로자를 양산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던데요

a) 정부안은 기간제 근로자를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축소시키는 유인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현재는 법령상 제한이 없어 기간제 근로자를 무분별하게 장기사용하고 있지만, 법률안에 의해 장기사용이 제한받게 되어 불필요한 기간제 사용이 줄어들 것 입니다. 아울러, 차별금지규정이 신설됨에 따라 인건비 절감 목적의 기간제 사용유인도 크게 감소할 것 입니다.


q) 사용기간 제한 규정은 소급 적용되나요?

a) 결론적으로 소급 적용은 되지 않습니다.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 2년 제한 및 2년 초과시 무기계약 간주규정(법안 제4조)은 이 법 시행후 근로계약이 체결·갱신되거나 기존의 근로계약기간을 연장하는 경우부터 적용됩니다.(부칙 제2항)

따라서, 현재 기간제 근로자로 2년이상 초과된 근로자 등에 대해서 법시행일(‘07.1.1)부터 무기계약근로자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며, 2007년 1월 1일 이후 기간제 근로계약이 체결·갱신되거나 기존의 근로계약기간을 연장하는 경우부터 2년이 기산됩니다.


q) 기간제근로의 사용사유 제한방식을 도입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사용사유제한 방식은 현재 기간제 근로에 대해 사용기간, 사용사유 등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하고 있는 노동시장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부작용이 우려됩니다.

기간제 근로에 대한 규제를 처음으로 신설하면서 사유제한까지 하는 것은 노동시장에 큰 파장을 초래할 것 입니다. 사유 제한을 하면 정규직이 다소 증가하겠지만 전체적으로 고용감소 및 사내하청·용역전환 등의 부작용이 더 클 것으로 판단됩니다.

노사정위 공익안 및 외국사례 등도 대부분 사용사유를 제한하지 않고 사용기간 제한방식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럽국가의 예를 보더라도 점차 기간제 근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가는 추세입니다.

ilo협약·eu지침도 기간제 계약의 반복갱신에 대해 규제토록 명시하고 있어, 독일(2년), 영국(4년) 등 대부분 국가에서 기간제한을 통해 규율하고 있습니다.(독일은「아젠다2010」개혁입법에 의해 신규창업시에는 4년까지 허용)

영국은 유럽연합(eu) 지침에 따라 기간제 근로를 새로 규제하면서 사용기간을 4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독일은 과거 판례로 기간제 사용사유를 제한하다가 ‘01년 입법으로 사유제한을 폐지하고 기간제한(2년)을 채택(’03년 아젠다 2010 개혁입법 : 신규창업시에는 사용기간을 4년까지 연장)했습니다.

oecd 회원국 중 기간제 사용기간을 제한한 국가 사례로는 2년(독일), 2～3년(벨기에), 3년(네덜란드·슬로바키아), 4년(영국·아일랜드), 헝가리(5년) 등 입니다.

또한 사유제한·기간제한 규제가 없는 나라 : 미국·일본·호주·캐나다·스위스·체코·덴마크·한국·폴란드·오스트리아 등입니다.


q) 파견대상 업무 규정방식은 무엇인가요?

a) 파견대상업무는 비정규직 법안의 유일한 규제완화 조항으로 노동계의 정서적 반발을 감안하여 현행 포지티브 방식을 유지하게 된 것입니다.

파견업무는 장기적으로 선진국과 같이 네가티브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현행 26개 업무로 한정된 파견대상업무는 특정 직종에 편중되고 신규 전문직종은 반영하지 않고 있는 등(예 : 컴퓨터 전문가는 허용, 네트워크 전문가는 제외), 노동시장의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포지티브 방식으로 하되 시행령 개정시 현실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파견요건 중 “전문지식·기술 또는 경험 등을 필요로 하는 업무로서”를 “전문지식·기술, 경험 또는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하여”로 수정했습니다.


q) 불법파견시 고용의무에 대해서 알고 싶은데요

a) 개정 법률에서 파견기간(2년) 초과의 경우 “당해 파견근로자를 사용사업주가 고용한 것으로 본다”는 현행 고용의제 규정을 삭제하고 고용의무로 규정했습니다.

아울러 현행 고용의제 규정이 소위 ‘불법파견’(대상업무 위반, 무허가 파견 등)시에도 적용되는지 여부에 대해 명문규정이 없어 논란이 있었으나 개정 법률에서는 대상업무 위반, 무허가 파견 등 불법파견에 대해서도 고용의무 규정이 적용됨을 명문화하여 고용의무 미이행시 과태료(3천만원 이하)를 부과하여 실효성을 확보했습니다.

또한, 개정 법률은 불법파견시 사용사업주에 대한 벌칙을 현행 1년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형에서 파견사업주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강화하여 불법파견에 대한 근절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